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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7월의 도서] 저주토끼
    <저주토끼>는  한국문화원 도서실에서 한국어 및 포르투갈어 번역본을 열람 및 대여하실 수 있습니다.  (한국어 도서 대여는 2025년 8월 5일부터 가능) 도서실 이용안내 바로가기   저자 정보라 출판 래빗홀 책소개 2022년 부커상 인터내셔널 최종 후보 선정작   2022년 한국 소설장에서 최고의 화제작 중 하나였던 소설가 정보라의 호러/SF/판타지 소설집 《저주토끼》가 래빗홀에서 전면 개정판으로 선보인다. ‘만두 파동 사건’에서 영감을 받아 쓰인 표제작 〈저주토끼〉는 날카로운 분노를 생생하게 살리고 어디에도 기댈 곳 없는 사람들의 맥락이 선명히 드러나기를 바라는 작가의 뜻을 충실히 반영하여 결말 부분 일부를 최초 창작 버전으로 복원하였다. 또한 수록작 전반에 걸쳐 외국어 표기, 인물 간 대사와 말투, 그리고 일부 혼재되었던 명칭이나 부정확한 표현 등을 수정·보완했다. 정보라의 소설은 ‘예쁘지 않다’. 수록작 10편은 각각 거친, 미친, 기기괴괴한 면면을 가지고 있다. 욕망하고 배반하며, 어리석은 선택을 하고, 타인에게 살의를 보이는 악다구니들이지만 저마다의 사연을 따라가다 보면 묘한 쾌감과 위로에 가닿게 된다. 《저주토끼》는 냉혹한 현실과 기괴한 환상을 자유자재로 겹쳐, 독자들을 익숙한 일상 속 낯선 공간으로 초대한다.     [작가 소개] 연세대 인문학부를 졸업하고 예일대에서 러시아·동유럽 지역학 석사를 거쳐 인디애나대에서 러시아문학과 폴란드문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8년 연세문화상에 「머리」가, 2008년 디지털문학상 모바일 부문 우수상에 「호(狐)」가 당선되었으며, 2014년 「씨앗」으로 제1회 SF어워드 단편 부문 우수상을 수상했다. 『저주토끼』로 2022년 부커상 국제 부문 최종 후보에 올랐고, 이듬해 국내 최초로 전미도서상 번역문학 부문 최종 후보에도 이름을 올렸다. 『너의 유토피아』는 영문판이 2024년 발간된 이래, 같은 해 미국 주간지 [타임]의 올해의 책에 선정되었고 2025년 1월 현재 필립 K. 딕상 후보작으로 선정되었다. 지은 책으로 소설집 『저주토끼』 『여자들의 왕』 『아무도 모를 것이다』 『한밤의 시간표』 『죽음은 언제나 당신과 함께』 『지구 생물체는 항복하라』 『작은 종말』, 장편소설 『문이 열렸다』 『죽은 자의 꿈』 『붉은 칼』 『호』 『고통에 관하여』 『밤이 오면 우리는』, 에세이 『아무튼, 데모』 등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 『거장과 마르가리타』 『탐욕』 『창백한 말』 『어머니』 『로봇 동화』 등이 있다. 대학에서 러시아어를 전공하여 한국에선 아무도 모르는 작가들의 괴상하기 짝이 없는 소설들과 사랑에 빠졌다. 어둡고 마술적인 이야기, 불의하고 폭력적인 세상에 맞서 생존을 위해 싸우는 여자들의 이야기를 사랑한다. [출판사 서평] “개인적인 용도로 저주 용품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 토끼는 단 한 번의 예외였다.” “복수라기보다는 작용과 반작용이라고 생각합니다. 인간이 행하는 모든 작용에는 크기는 같고 방향은 반대인 반작용이 언제나 반드시 수반될 것입니다. 그것이 원칙이라면 원칙입니다.” (정보라 인터뷰에서) 지난해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 후보에 오르고 중국, 대만, 일본, 프랑스, 스페인 등 전 세계 20개국 번역 계약이 이루어지며 한국 소설장에서 최고의 화제작으로 떠올랐던 소설가 정보라의 호러/SF/판타지 소설집 《저주토끼》가 2023년 토끼의 해, 인플루엔셜 문학 브랜드 ‘래빗홀’에서 전면 개정판으로 선보인다. 책을 찾을 수 없는 기간을 최소화하고자 하여 신속하게 개정판을 펴내면서도, 작가의 사전 작업과 더불어 밀도 있는 수정·보완 과정을 통해 작품 전반을 다듬었다. 여러 민담과 설화, 동화, 전설의 형식을 차용한 정보라의 이야기는 마치 어린 시절 즐겨 듣던 무서운 이야기처럼 오싹하지만 멈출 수 없는 강렬함으로 독자를 끌어당긴다. “몇몇 이야기는 잠을 설치게 할 정도로 무섭다”(이종산)라는 평을 받기도 한다. 작가는 익숙한 일상 풍경 속에 낯선 세계로 향하는 차원의 문을 세워두고 우리를 초대한다. 그 문 앞에서 ‘웰컴 투 정보라 월드’라는 표지를 든 친절한 얼굴의 화자를 따라 우리는 기꺼이 어두운 길에 들어서고 함정에 걸려든다. 그곳에 숨겨진 반전들이 튀어나올 때면 우리는 소름이 끼치는 경험을 하기도 하고, 혹은 등장인물이 가지고 있던 상처를 깨달으며 이로 인한 그들의 깊은 슬픔에 공감하게 되기도 한다. 무엇보다, 정보라의 소설은 ‘예쁘지 않다’. 수록작 10편은 각각 거칠고, 미치고, 기기괴괴한 면면을 가지고 있다. 욕망하고 배반하며, 어리석은 선택을 하고, 타인에게 살의를 보이는 악다구니들이지만 저마다의 사연을 따라가다 보면 흥미를 넘어선 어떤 이해에 도달한다. “귀신보다 사람이 무섭다”라고들 한다. 과연 이 이야기가 우리가 사는 오늘보다 잔인하다 말할 수 있을까? 매일의 놀라운 뉴스와 해결되지 않는 사건들을 견디며 살아가는 우리에게 이 뒤틀린 이야기들은 묘한 쾌감과 위로를 전한다. 소설집 《저주토끼》의 키워드는 ‘복수’다. 그런데 원수를 갚는 사람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도 많을뿐더러, 복수를 완수하고서도 누구도 행복해지지 않는다는 것이 또 다른 특이점이기도 하다. 경쟁사를 무너뜨리기 위해 비열한 악성 루머를 냈던 양조 회사 사장도(〈저주토끼〉), ‘대안적인 삶’을 외치며 위선을 떨던 남편도(〈즐거운 나의 집〉), 욕심에 빠져 가족을 비극에 빠뜨린 남자도(〈덫〉) 극단적인 파멸에 이르기는 한다. 일견 통쾌하기도 하지만, 결국 이들에게 내려진 징벌은 그저 자업자득의 결과물일 뿐이며 상처받고 훼손당한 이들의 회복은 담보되지 못한다. 복수를 위한 저주는 되돌아오고, 폭력은 또 다른 값을 치르는 공동의 파국이 열린다. 〈작가의 말〉에서 정보라는 이렇게 말한다. “책 전체를 통해서 전달하려는 특별한 교훈이나 메시지는 없다. 《저주토끼》는 환상 호러 단편집이고, 환상 호러 장르는 대중문학에 속하며, 대중문학은 교훈이나 가르침보다는 즐거움을 위해 존재하는 장르이다.” 하지만 이 책을 여는 우리는 낯설고 으스스한 세계의 재미에 빠져들며, 자신에게 상처 낸 이에게 손톱을 세우는 절박한 마음과 무너진 세계를 딛고 앞으로 나아가려는 굳센 용기를 마주하게 될 것이다.  
  2. [6월의 도서] 딸에 대하여
    <딸에 대하여>는 한국문화원 도서실에서 한국어 및 포르투갈어 번역본을 열람 및 대여하실 수 있습니다. (한국어 도서 대여는 2025년7월5일부터 가능) 도서실 이용안내 바로가기   저자 김혜진 번역 - 출판 민음사 책소개 아득한 내일이 아닌 마주 서 있는 지금을 살아가고, 살아내야 하는 어머니와 딸의 이야기! 문학성과 다양성, 참신성을 기치로 한국문학의 미래를 이끌어 갈 신예들의 작품을 엄선한 「오늘의 젊은 작가」의 열일곱 번째 작품 『딸에 대하여』. 힘없는 이들의 소리 없는 고통을 내부의 시선으로, 무뚝뚝한 뚝심의 언어로 그린다는 평을 받으며 개성을 인정받아 온 작가 김혜진의 이번 작품은 혐오와 배제의 폭력에 노출되어 있는 여성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전직 초등학교 교사. 남편은 병환으로 사망. 지금은 노인요양병원에서 무연고 노인을 돌보는 요양보호사로 일하고 있는 ‘나’는 레즈비언인 딸과 딸의 동성 연인과 한 집에 살고 있다. 한 집에서 딸의 연인과 마주하는 것도 모자라 딸은 동성애 문제로 대학에서 해고된 동료들을 위해 시위에 나서고, 급기야 함께 시위하는 사람들마저 집을 드나든다. ‘나’는 많이 배우고 똑똑한 딸이 거리에서 시위하며 사람들에게 무시당하는 인생을 사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고, 그 분노와 미움은 딸의 연인을 향한다. 한편 담당 환자인 젠에게서 자신의 미래를 보는 것만 같아 가족도 없고 의식도 불분명한 젠을 저렴한 병원으로 옮기고자 하는 병원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성심껏 젠을 돌보던 ‘나’는 집에서도 일터에서도 입장을 요구받고 깊은 고민에 빠지는데…….   [작가 소개] 1983년 대구에서 태어났다. 2012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치킨 런」이 당선되면서 소설을 발표하기 시작했다. 2013년 장편 소설 「중앙역」으로 제5회 중앙장편문학상을, 2018년 장편 소설 「딸에 대하여」로 신동엽문학상을 수상했다. 작품으로는 소설집 『어비』, 『너라는 생활』, 장편 소설 『중앙역』, 『딸에 대하여』, 『9번의 일』, 중편소설 『불과 나의 자서전』 등이 있다. 2021 제12회 젊은작가상을 수상했다.   [출판사 서평] “너희가 가족이 될 수 있어? 어떻게 될 수 있어? 혼인 신고를 할 수 있어? 자식을 낳을 수 있어?” “엄마 같은 사람들이 못 하게 막고 있다고는 생각 안 해?” 레즈비언 딸의 부모이자 무연고 노인을 돌보는 요양보호사로혐오와 배제의 세계와 마주한 엄마의 성장소설   ‘바깥’이 아니라 ‘안’에서 쓰는 작가 김혜진 장편소설 『딸에 대하여』가 민음사 ‘오늘의 젊은 작가’ 시리즈로 출간되었다. 『딸에 대하여』는 혐오와 배제의 폭력에 노출되어 있는 여성들에 대한 이야기다. 엄마인 ‘나’와 딸, 그리고 딸의 동성 연인이 경제적 이유로 동거를 시작한다. 못내 외면하고 싶은 딸애의 사생활 앞에 ‘노출’된 엄마와 세상과 불화하는 삶이 일상이 되어 버린 딸. 이들의 불편한 동거가 이어지며 엄마의 일상은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김혜진은 힘없는 이들의 소리 없는 고통을 ‘대상화하는 바깥의 시선이 아니라 직시하는 내부의 시선’으로, ‘무뚝뚝한 뚝심의 언어’로 그린다는 평가를 받으며 개성을 인정받아 온 작가다. 홈리스 연인의 사랑을 그린 『중앙역』은 바닥없는 밑바닥 인생의 고달픔을 건조하고 미니멀한 문장으로 표현해 새로운 감각의 ‘가난한 노래’를 완성했고, 소외된 청춘들의 출구 없는 인생을 다룬 소설집 『어비』는 “사회의 부조리를 직시하는 단단한 마음”이라는 호평을 받으며 김준성 문학상 최종 후보에 올랐다. 신작 『딸에 대하여』는 한국 사회의 부조리한 일면을 보여 준다는 점에서 기존 작품들과 세계관을 공유한다. 하지만 성소수자, 무연고자 등 우리 사회 약한 고리를 타깃으로 작동하는 폭력의 메커니즘을 날선 언어와 긴장감 넘치는 장면으로 구현하며 우리 내면의 이중 잣대를 적나라하게 해부한다는 점에서 색다른 매력을 선보인다. 한편 ‘퀴어 딸’을 바라보는 엄마가 ‘최선의 이해’에 도달해 가는 과정을 통해 작가는 타인을 이해하는 행위의 한계와 가능성이 서로 갈등하며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 준다. 이는 타인을 향한 시선을 다루는 김혜진만의 성과라 할 만하다.   엄마의 이야기 “내 딸은 하필이면 왜 여자를 좋아하는 걸까요. 다른 부모들은 평생 생각할 이유도, 필요도 없는 그런 문제를 던져 주고 어디 이걸 한번 넘어서 보라는 식으로 날 다그치고 닦달하는 걸까요.” 전직 초등학교 교사. 남편은 병환으로 사망. 노인요양병원에서 일하며 딸과 딸의 동성 연인과 한 집에 살고 있다. 일찍이 딸을 돌보기 위해 교사 직업을 그만두고 도배장이, 유치원 통학 버스 운전, 보험 세일즈, 구내식당에서 음식 만들기 등 닥치는 대로 일하며 끝없는 노동 속에서 살아 왔다. 딸이 대단히 성공적인 삶을 살아 주리라 기대한 건 아니지만 이토록 예기치 못한 삶은 받아들이기 힘들다. 작품 내내 엄마는 자신에 대해, 딸에 대해, 미래에 대해, 인생에 대해, 독백을 멈추지 않는다.   그린과 레인의 이야기 “세상엔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며? 각자 살아가는 방식이 다르다며? 다른 게 나쁜 게 아니라며? 그거 다 엄마가 한 말 아냐? 그런 말이 왜 나한테는 항상 예외인 건데.” 그린과 레인은 화자의 딸과 딸의 연인이 서로를 부르는 이름이다. 7년 동안 교제한 사이로, 그린은 현재 대학교 시간 강사다. 동료 강사를 일방적으로 해직한 대학을 상대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성소수자에 대한 부당한 처우에 맞서느라 어느덧 세계와 불화하는 법, 세계를 거부하는 법에 익숙해진 투쟁의 삶을 살고 있다. 하지만 선입견과 편견에 갇혀 듣고 싶은 것만 듣고 보고 싶은 것만 보는 세상은 이들의 이야기에 좀처럼 귀 기울이지 않는다.   젠의 이야기 “손발이 묶인 채 어디로 보내질지도 모르고 누워 있는 저 여자가 왜 나로 여겨지는지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어쩌면 나도, 딸애도 저 여자처럼 길고 긴 삶의 끝에 처박히다시피 하며 죽음을 기다리는 벌을 받게 될까.” 화자가 요양원에서 돌보는 노인. 젊은 날 해외에서 공부하며 한국계 입양아들을 위해 일하고 한국에 돌아와서는 이주 노동자들을 위해 일하다 이제는 치매에 걸려 요양원에 머무르고 있다. “젊은 날의 그 귀한 힘과 정성, 마음과 시간”을 아무 상관도 없는 이들에게 “함부러 나눠”주고 지금은 충분한 돈을 내고 요양원에 들어왔으나 가족도 없는 치매 노인인 탓에 정당한 대우를 받기는커녕 값싼 요양원으로 쫓겨날 처지에 놓여 있다. 평생을 소외된 자들을 돌보는 데 헌신한 삶이지만 정작 누구도 자신을 돌봐주지 않는 젠의 비참한 노후. 그리고 젠에게 곧잘 자신을 투영하는 ‘나’. 이는 ‘늙은 여성’이 한국 사회에서 자리할 수 있는 위치를 비판적으로 드러낸다.   줄거리 외동딸을 둔 엄마인 ‘나’는 딸이 살던 집에서 쫓겨 날 처지에 처하자 딸에게 자기 집으로 들어올 것을 제안하고, 딸은 자신의 동성 연인과 함께 엄마 집으로 들어온다. 한 집에서 딸의 연인과 마주하는 것도 모자라 딸은 동성애 문제로 대학에서 해고된 동료들을 위해 시위에 나서고, 급기야 함께 시위하는 사람들마저 집을 드나든다. ‘나’는 많이 배우고 똑똑한 딸이 거리에서 시위하며 사람들에게 무시당하는 인생을 사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 분노와 미움은 딸의 연인을 향한다. 한편 노인요양병원에서 치매 환자를 돌보는 요양 보호사로 일하는 ‘나’는 담당 환자인 젠에게서 자신의 미래를 보는 것만 같아 병원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성심껏 젠을 돌본다. 하지만 요양소는 가족도 없고 의식도 불분명한 젠을 저렴한 병원으로 옮겨 이익을 남길 생각뿐이다. 집에서도 일터에서도 ‘나’는 입장을 요구받고, ‘나’의 고민은 깊어져만 가는데......
  3. [5월의 도서] 소년이 온다
    <소년이온다>는 한국문화원 도서실에서 한국어 및 포르투갈어 번역본을 열람 및 대여하실 수 있습니다. (한국어 도서 대여는 2025년6월5일부터 가능) 도서실 이용안내 바로가기   저자 한강 번역 - 출판 창비 책소개 말라파르테 문학상, 만해문학상 수상작 우리 시대의 소설 『소년이 온다』 2014년 만해문학상, 2017년 이탈리아 말라파르테 문학상을 수상하고 전세계 20여개국에 번역 출간되며 세계를 사로잡은 우리 시대의 소설 『소년이 온다』. 이 작품은 『채식주의자』로 인터내셔널 부커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에게 “눈을 뗄 수 없는, 보편적이며 깊은 울림”(뉴욕타임즈), “역사와 인간의 본질을 다룬 충격적이고 도발적인 소설”(가디언), “한강을 뛰어넘은 한강의 소설”(문학평론가 신형철)이라는 찬사를 선사한 작품으로, 그간 많은 독자들에게 광주의 상처를 깨우치고 함께 아파하는 문학적인 헌사로 높은 관심과 찬사를 받아왔다. 『소년이 온다』는 ‘상처의 구조에 대한 투시와 천착의 서사’를 통해 한강만이 풀어낼 수 있는 방식으로 1980년 5월을 새롭게 조명하며, 무고한 영혼들의 말을 대신 전하는 듯한 진심 어린 문장들로 5·18 이후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이 작품은 가장 한국적인 서사로 세계를 사로잡은 한강 문학의 지향점을 보여준다. 인간의 잔혹함과 위대함을 동시에 증언하는 이 충일한 서사는 이렇듯 시공간의 한계를 넘어 인간 역사의 보편성을 보여주며 훼손되지 말아야 할 인간성을 절박하게 복원한다.     [작가 소개] 1970년 늦은 11월에 태어났다. 연세대 국문과를 졸업한 뒤 1993년 『문학과사회』에 시를 발표하고, 이듬해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붉은 닻」이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장편소설 『검은 사슴』 『그대의 차가운 손』, 『채식주의자』, 『바람이 분다, 가라』, 『희랍어 시간』, 『소년이 온다』, 소설집 『여수의 사랑』, 『내 여자의 열매』, 『노랑무늬영원』, 시집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등이 있다. 만해문학상, 황순원문학상, 동리문학상, 이상문학상, 오늘의 젊은예술가상, 한국소설문학상을 수상했다. 한편 2007년 출간한 『채식주의자』는 올해 영미판 출간에 대한 호평 기사가 뉴욕타임스 등 여러 언론에 소개되고 2016년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수상하며 인간의 폭력성과 존엄에 질문을 던지는 한강 작품에 대한 국내외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만해문학상 수상작 『소년이 온다』의 해외 번역 판권도 20개국에 팔리며 한국문학에 활기를 더해주고 있다. 2023년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가 프랑스 4대 문학상 중 하나인 메디치 외국문학상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2024년 한국 작가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   [출판사 서평] 책장을 덮어도 결코 잊을 수 없는 이야기 끝나지 않는 오월, 피지 못한 아이들의 영혼을 위한 간절한 노래 『소년이 온다』는 1980년 5월 18일부터 열흘간 있었던 광주민주화운동 당시의 상황과 그 이후 남겨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철저한 고증과 취재를 바탕으로 한강 특유의 정교하고도 밀도 있는 문장으로 그려낸다. 5·18 당시 중학교 3학년이던 소년 동호는 친구 정대의 죽음을 목격한 것을 계기로 도청 상무관에서 시신들을 관리하는 일을 돕게 된다. 매일같이 합동분향소가 있는 상무관으로 들어오는 시신들을 수습하면서 열다섯 어린 소년은 '어린 새' 한마리가 빠져나간 것 같은 주검들의 말 없는 혼을 위로하기 위해 초를 밝히고, ‘시취를 뿜어내는 것으로 또다른 시위를 하는 것 같은’ 시신들 사이에서 친구 정대의 처참한 죽음을 떠올리며 괴로워한다. 정대는 동호와 함께 시위대의 행진 도중 계엄군이 쏜 총에 맞아 쓰러져 죽게 되고, 중학교를 마치기 전에 공장에 들어와 자신의 꿈을 미루고 동생을 뒷바라지하던 정대의 누나 정미 역시 그 봄에 행방불명되면서 남매는 비극을 맞는다. 무자비한 국가의 폭력이 한순간에 무너뜨린 순박한 사람들의 평범한 일상과 무고하게 죽은 어린 생명들에 대한 억울함과 안타까움이 정대의 절규하는 듯한 목소리로 대변된다. 5·18 당시, 인구 40만의 광주 시민들을 진압하기 위해 군인들이 지급받은 탄환은 80만발이었다고 전해진다. 이런 엄혹한 분위기 속에서도 국가의 부조리에 맞서도록 어린 그들까지 시위현장으로 이끌었던 강렬한 힘은 다만 ‘깨끗하고도 무서운 양심’ 하나였다. 그렇게 아이들은 ‘세상에서 가장 거대하고 숭고한 심장의 맥박’을 느끼며 수십만 시민들이 모여 만든 위대한 ‘양심의 혈관’을 함께 이루었던 것이다. 소설은 동호와 함께 상무관에서 일하던 형과 누나들이 겪은 5·18 전후의 삶의 모습을 통해 대한민국 근현대사의 비극적인 단면들을 드러내 보인다. 살아 있다는 것이 오히려 치욕스러운 고통이 되거나 일상을 회복할 수 없는 무력감에 괴로워하는 이들의 모습은 수십년이 지난 지금도 현재진행형으로 이어지고 있다. 당시 수피아여고 3학년 시절에 5·18을 겪은 ‘김은숙’은 '전두환 타도'를 외치는 데모로 점철된 대학생활을 포기하고 작은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일하면서 담당 원고의 검열 문제로 서대문경찰서에 끌려가 ‘일곱대의 뺨’을 맞기도 한다. 봉제공장에서 일을 하면서 ‘고귀한 우리’ 자신을 지키기 위해 노조활동을 하다 쫓겨난 ‘임선주’는 이후 양장점에서 일을 하다가 상무관에 합류하게 되고, 경찰에 연행된 후 하혈이 멈추지 않는 끔찍한 고문을 당한다. 상무관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던 대학생 ‘김진수’ 역시 연행된 이후 ‘모나미 볼펜’ 고문, 성기 고문 등을 받으며 끔찍한 수감생활을 했고, 출소 후 트라우마로 고통받다 결국 자살하고 만다. 소설은 이러한 국가의 무자비함을 핍진하게 그려내면서 ‘유전자에 새겨진 듯 동일한 잔인성’으로 과거뿐 아니라 지금까지도,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세계에서 끊임없이 자행되고 있는 인간의 잔혹함과 악행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진다. “당신이 나를 밝은 쪽으로, 빛이 비치는 쪽으로, 꽃이 핀 쪽으로 끌고 가기를 바랍니다.“ 한강은 이 작품을 통해 열다섯살 소년 동호의 죽음을 중심으로 5·18 당시 숨죽이며 고통받았던 인물들의 숨겨진 이야기를 하나하나 힘겹게 펼쳐 보이며 그들의 아픔을 어루만지고 그 시대를 증언하는 숙명과도 같은 소명을 다한다. ‘살아남았다’는 것이 오히려 치욕이 되는 사람들이 혼자서 힘겹게 견뎌내야 하는 매일을 되새기며, 그들의 아물지 않는 기억들을 함께 나눈다. 한강 작가는 “무덥고 습했던 여름 끝에 가로수 아래를 걷다가, 잘 마른 깨끗한 홑청 같은 바람이 얼굴과 팔에 감기는 감각에 놀라며 동호를 생각”한다. 따뜻했던 봄날의 오월을 지나 ‘그 여름을 건너가지 못한 동호, 이런 아침을 다시는 만나지 못하는 동호’를 떠올리며 작가는 우리가 ‘날마다 만나는 모든 이들이 인간이란 것을’ 되새기고, 인간으로서의 우리가 이들에게 어떠한 대답을 해줄 수 있는가를 간절한 목소리로 묻는다. 그리하여 이제는 더이상 억울한 영혼들이 없기를, 상처 입은 영혼들이 “밝은 쪽으로, 빛이 비치는 쪽으로, 꽃이 핀 쪽으로” 나아가 평온할 수 있기를 기도한다. 5·18 희생자들의 ‘눈 덮인 무덤들’ 사이에서 못다 핀 소년 동호를 추모하기 위해 작가 한강이 마음을 다해 밝힌 작은 촛불들이 안타까운 세상에 온기를 더해줄 것이다.
  4. [4월의 도서] 준이 오빠
    <준이 오빠>는 한국문화원 도서실에서 한국어 및 포르투갈어 번역본을 열람 및 대여하실 수 있습니다. (한국어 도서 대여는 2025년5월5일부터 가능) 도서실 이용안내 바로가기   저자 김금숙 번역 - 출판 한겨레출판 책소개   한국만화영상진흥원 2018 다양성만화 제작지원사업 선정작   판소리와 피아노로 세상과 소통하는 발달장애 청년의 이야기를 담은 만화책 <준이 오빠>가 출간되었다. 생후 30개월에 발달장애 판정을 받았지만, 가족들의 관심과 응원 속에 독보적인 뮤지션으로 성장한 실제 인물 최준의 성장 과정을 각색했다. 제주 4.3 이야기를 다룬 <지슬>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야기 <풀> 등 굵직한 역사만화를 발표해 온 만화가 김금숙은 이번 신간에서는 보다 경쾌하고 따스한 필체로 발달장애인과 가족들의 일상을 그렸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발달장애에 대한 편견과 몰이해를 꼬집고 주인공의 개성 있는 캐릭터를 심도 있게 포착한 결과이다.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작가 소개] 김금숙 고흥에서 태어났으며, 프랑스에서 유학하며 미술을 공부했다. 앙굴렘 국제만화페스티벌에서 단편만화 [비밀]로 주목을 받았으며, 단편만화 [미자 언니]로 대한민국 창작만화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유럽과 한국에서 여러 차례 개인전을 열었다. 제주 4.3 이야기 <지슬>,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야기 <풀> 외에도 자전적 만화 <아버지의 노래>와 어린이 만화 <꼬깽이 1~3> 등을 펴냈으며, 그림책 <애기 해녀 옥랑이, 미역 따러 독도 가요!> <할아버지와 보낸 하루>와 여러 어린이책을 쓰고 그렸다.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출판사 서평] 발달장애를 가진 소년이 눈부신 음악적 재능을 빛내기까지 이야기는 주인공 준이의 흰머리를 뽑아 주는 동생과 순순히 동생한테 자신을 내맡기는 준이의 에피소드로 시작된다. 이야기는 내내 준이의 세 살 아래 여동생 윤선의 시선으로 그려진다. “나에겐 오빠가 있다.”로 시작되는 독백은 준이가 성장하며 음악에 눈 뜨고 세상과 소통하게 된 순간들, 말 못할 고통과 희생으로 준이를 키워낸 부모님, 그 속에서 어쩔 수 없는 소외와 결핍을 감내해야 했던 윤선 자신의 속사정까지 세심하게 그린다. ‘늦된 아이’로만 생각했던 준이가 병원에서 발달장애 판정을 받자 가족들은 준이를 낫게 하겠다며 별별 방법을 다 동원한다. 값비싼 약에서 무당굿까지,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매달려 보아도 무엇 하나 준이를 달라지게 하는 건 없었다. 결국 준이의 장애를 받아들이게 되었고, 그 순간부터 가족들은 세상의 편견과 맞닥뜨리게 된다. “사람들의 시선이 괴물처럼 무서웠다.”고 화자 윤선은 적는다. 아들이 특수학교보다는 일반학교에서 배우고 자라기를 바랐던 엄마는 배타적인 학교 교육과 집단이기주의 앞에 여러 번 좌절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준이가 세상에 설 수 있게 도왔다. 초·중·고 12년의 학교생활 동안 엄마는 아들의 그림자였다. 준이의 옆자리에서 보조교사 역할을 자처하고, 허락이 안 될 때는 학교 앞에 대기하며 위급 상황에 대비하기도 했다. 어렸을 때부터 소리에 민감했던 준이는 초등학교 때부터 피아노와 판소리를 접했다. 특히 판소리는 여러 가지 변화를 가져왔는데, 말문을 트이게 하고 다른 사람과 소통하는 법을 일깨워 주었다. 준이가 세상에 한 걸음 더 다가설 수 있는 통로가 된 것이다. 초등학교 6학년 때는 700여 명의 관객 앞에서 <흥보가>를 완창하여 사람들을 놀라게 했고, 중학교에 들어가서는 청소년국악경연대회에서 비장애인 학생들과 경쟁하여 우수상을 탈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았다. 준이는 피아노를 치며 판소리를 하는 ‘피아노병창’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과 단아한 우리 소리의 어울림은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었다. 또한 준이는 일기 쓰듯 일상을 곡으로 써내려가는 작곡가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바람 소리, 선풍기 소리, 지하철, 삼겹살, 산책길…… 모든 것이 곡의 소재가 된다. 책 속에는 준이에게 영감을 주었던 일상의 순간들과 그 순간이 음악이 되어 돌아오는 놀라운 경험들이 잘 그려져 있다. 오늘도 세상의 편견과 외롭게 싸우는 장애인 가족들을 어루만진 세심한 시선 작가가 동생 윤선을 화자로 삼은 것은 주인공 준이의 눈부신 성장과 감동 속에 가려진 가족들의 외로운 싸움, 그중에서도 가장 가까이에서 결핍을 경험한 동생의 내면을 어루만지고 싶었기 때문이다. 하루하루 몸과 마음이 고단했던 부모님, 익숙한 관심과 보호 속에서 마냥 어린아이가 된 오빠 사이에서 일찌감치 철든 윤선이 겪어야 했던 외적 내적 갈등은 만화가의 붓 끝에서 예술적으로 되살아났다. 엄마 아빠를 향해 불만을 쏟아 보지만 결국은 부모님을 이해해 보려 하는 착한 딸, 미워할 수 없는 오빠를 바라보는 동생의 다정한 마음이 화자 윤선의 캐릭터에 드러나 있다. “오빠와 우리 사이엔 문이 하나 있다. 우린 매번 오빠에게 그 문을 열고 우리가 사는 세계로 오라고만 했다.” 오빠의 공연을 지켜보며 내뱉는 윤선의 독백은 발달장애인에 대해 깊이 이해할 기회가 없었던 독자들에게 작은 울림을 준다. 자기만의 세계에서 문을 닫고 살아가는 그들을 우리는 그동안 애써 무시하고 지냈던 건 아닐까. 그들이 온 힘을 다해 걸어 나와 외치는 목소리에 겨우 뒤돌아보는 우리 모습을 되돌아보게 된다. 우리가 그 문을 열고 먼저 손 내밀 때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더불어 사는 세상은 보다 가까워질 것이다. 윤선의 말처럼, “문은 양쪽에서 열리는 거니까.” 발달장애를 바라보는 사회의 인식 바꿀 때 이해의 폭 넓히는 독창적인 출판만화 김금숙 작가는 그동안 발표한 여러 작품에서 보여주듯 성실한 취재와 개성 있는 작필로 정평이 나 있다. 작가 또한 판소리에 조예가 깊어 소리 공부를 하던 중 준이를 만나 6년 간 그와 가족들을 가까이에서 지켜본 경험이 이번 작품의 바탕이 되었다. 흑과 백의 명료한 색감으로 표현된 우리 사회의 이기적인 단면들, 등장인물들의 일상과 내면을 넘나드는 회화적인 묘사는 국내외에서 주목한 전작들의 작품성을 잇는 또 하나의 걸작이다. 최근 보도나 다큐 등 미디어의 영향으로 인식이 많이 달라지고 있지만, 발달장애인을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시각은 아직 편협하다. 작가는 이번 작품이 발달장애인 가족에게 용기를 주고 한편으로는 비장애인들에게 이해의 폭을 넓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장애를 가진 한 개인의 성장과 내면을 들여다보는 출판물, 특히 국내 만화는 거의 찾아볼 수 없어 이번 출간의 의의가 크다. <준이 오빠>는 발달장애인들의 자립을 돕는 사회적기업을 운영하며 장애인들과 함께 사는 삶을 실천하는 동구밭(주) 노순호 대표와, 공연기획자와 음악감독으로 활동하며 최준의 음악세계를 가까이에서 지켜봐온 장재효 감독의 추천사를 책머리에 실었다. 우리 사회 다양한 분야의 준이 오빠, 준이 누나를 만날 날을 기다린다는 애정 어린 글이 인상적이다. 또한 <준이 오빠>는 발달장애인들이 가꾼 채소로 만든 동구밭 비누, 최준의 앨범 및 콘서트 티켓 들과 콜라보 상품을 구성한 출간 전 텀블벅 후원행사에서도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독자들이 발달장애인들의 자립을 후원하거나 발달장애인들의 예술 활동을 지원하는 이벤트는 출간 후에도 계속될 것이다. 발달장애아 교육과 성장에 관한 기본적인 화소를 담아 보편적인 공감대를 확보하고, 음악적 재능으로 세상과 소통한 주인공의 독창적인 스토리가 차별성을 갖는 만큼 <준이 오빠>가 국내 시장뿐 아니라 해외 시장에서도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킬 것이라 기대한다.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