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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의 도서] 저주토끼
- 게시일2025.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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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주토끼>는 한국문화원 도서실에서 한국어 및 포르투갈어 번역본을 열람 및 대여하실 수 있습니다.
(한국어 도서 대여는 2025년 8월 5일부터 가능)
저자 | 정보라 |
출판 | 래빗홀 |
책소개 | 2022년 부커상 인터내셔널 최종 후보 선정작 정보라의 소설은 ‘예쁘지 않다’. 수록작 10편은 각각 거친, 미친, 기기괴괴한 면면을 가지고 있다. 욕망하고 배반하며, 어리석은 선택을 하고, 타인에게 살의를 보이는 악다구니들이지만 저마다의 사연을 따라가다 보면 묘한 쾌감과 위로에 가닿게 된다. 《저주토끼》는 냉혹한 현실과 기괴한 환상을 자유자재로 겹쳐, 독자들을 익숙한 일상 속 낯선 공간으로 초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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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소개]
연세대 인문학부를 졸업하고 예일대에서 러시아·동유럽 지역학 석사를 거쳐 인디애나대에서 러시아문학과 폴란드문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8년 연세문화상에 「머리」가, 2008년 디지털문학상 모바일 부문 우수상에 「호(狐)」가 당선되었으며, 2014년 「씨앗」으로 제1회 SF어워드 단편 부문 우수상을 수상했다. 『저주토끼』로 2022년 부커상 국제 부문 최종 후보에 올랐고, 이듬해 국내 최초로 전미도서상 번역문학 부문 최종 후보에도 이름을 올렸다. 『너의 유토피아』는 영문판이 2024년 발간된 이래, 같은 해 미국 주간지 [타임]의 올해의 책에 선정되었고 2025년 1월 현재 필립 K. 딕상 후보작으로 선정되었다. 지은 책으로 소설집 『저주토끼』 『여자들의 왕』 『아무도 모를 것이다』 『한밤의 시간표』 『죽음은 언제나 당신과 함께』 『지구 생물체는 항복하라』 『작은 종말』, 장편소설 『문이 열렸다』 『죽은 자의 꿈』 『붉은 칼』 『호』 『고통에 관하여』 『밤이 오면 우리는』, 에세이 『아무튼, 데모』 등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 『거장과 마르가리타』 『탐욕』 『창백한 말』 『어머니』 『로봇 동화』 등이 있다. 대학에서 러시아어를 전공하여 한국에선 아무도 모르는 작가들의 괴상하기 짝이 없는 소설들과 사랑에 빠졌다. 어둡고 마술적인 이야기, 불의하고 폭력적인 세상에 맞서 생존을 위해 싸우는 여자들의 이야기를 사랑한다.
[출판사 서평]
“개인적인 용도로 저주 용품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 토끼는 단 한 번의 예외였다.”
“복수라기보다는 작용과 반작용이라고 생각합니다. 인간이 행하는 모든 작용에는 크기는 같고 방향은 반대인 반작용이 언제나 반드시 수반될 것입니다. 그것이 원칙이라면 원칙입니다.” (정보라 인터뷰에서)
지난해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 후보에 오르고 중국, 대만, 일본, 프랑스, 스페인 등 전 세계 20개국 번역 계약이 이루어지며 한국 소설장에서 최고의 화제작으로 떠올랐던 소설가 정보라의 호러/SF/판타지 소설집 《저주토끼》가 2023년 토끼의 해, 인플루엔셜 문학 브랜드 ‘래빗홀’에서 전면 개정판으로 선보인다. 책을 찾을 수 없는 기간을 최소화하고자 하여 신속하게 개정판을 펴내면서도, 작가의 사전 작업과 더불어 밀도 있는 수정·보완 과정을 통해 작품 전반을 다듬었다.
여러 민담과 설화, 동화, 전설의 형식을 차용한 정보라의 이야기는 마치 어린 시절 즐겨 듣던 무서운 이야기처럼 오싹하지만 멈출 수 없는 강렬함으로 독자를 끌어당긴다. “몇몇 이야기는 잠을 설치게 할 정도로 무섭다”(이종산)라는 평을 받기도 한다. 작가는 익숙한 일상 풍경 속에 낯선 세계로 향하는 차원의 문을 세워두고 우리를 초대한다. 그 문 앞에서 ‘웰컴 투 정보라 월드’라는 표지를 든 친절한 얼굴의 화자를 따라 우리는 기꺼이 어두운 길에 들어서고 함정에 걸려든다. 그곳에 숨겨진 반전들이 튀어나올 때면 우리는 소름이 끼치는 경험을 하기도 하고, 혹은 등장인물이 가지고 있던 상처를 깨달으며 이로 인한 그들의 깊은 슬픔에 공감하게 되기도 한다.
무엇보다, 정보라의 소설은 ‘예쁘지 않다’. 수록작 10편은 각각 거칠고, 미치고, 기기괴괴한 면면을 가지고 있다. 욕망하고 배반하며, 어리석은 선택을 하고, 타인에게 살의를 보이는 악다구니들이지만 저마다의 사연을 따라가다 보면 흥미를 넘어선 어떤 이해에 도달한다. “귀신보다 사람이 무섭다”라고들 한다. 과연 이 이야기가 우리가 사는 오늘보다 잔인하다 말할 수 있을까? 매일의 놀라운 뉴스와 해결되지 않는 사건들을 견디며 살아가는 우리에게 이 뒤틀린 이야기들은 묘한 쾌감과 위로를 전한다.
소설집 《저주토끼》의 키워드는 ‘복수’다. 그런데 원수를 갚는 사람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도 많을뿐더러, 복수를 완수하고서도 누구도 행복해지지 않는다는 것이 또 다른 특이점이기도 하다. 경쟁사를 무너뜨리기 위해 비열한 악성 루머를 냈던 양조 회사 사장도(〈저주토끼〉), ‘대안적인 삶’을 외치며 위선을 떨던 남편도(〈즐거운 나의 집〉), 욕심에 빠져 가족을 비극에 빠뜨린 남자도(〈덫〉) 극단적인 파멸에 이르기는 한다. 일견 통쾌하기도 하지만, 결국 이들에게 내려진 징벌은 그저 자업자득의 결과물일 뿐이며 상처받고 훼손당한 이들의 회복은 담보되지 못한다. 복수를 위한 저주는 되돌아오고, 폭력은 또 다른 값을 치르는 공동의 파국이 열린다.
〈작가의 말〉에서 정보라는 이렇게 말한다. “책 전체를 통해서 전달하려는 특별한 교훈이나 메시지는 없다. 《저주토끼》는 환상 호러 단편집이고, 환상 호러 장르는 대중문학에 속하며, 대중문학은 교훈이나 가르침보다는 즐거움을 위해 존재하는 장르이다.” 하지만 이 책을 여는 우리는 낯설고 으스스한 세계의 재미에 빠져들며, 자신에게 상처 낸 이에게 손톱을 세우는 절박한 마음과 무너진 세계를 딛고 앞으로 나아가려는 굳센 용기를 마주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