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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LHA DE SÃO PAULO] ‘아임 스틸 히어’, 한국 영화제에서 첫 상영… 닮은 과거를 떠올리게 해

2025.05.05. | 32 Hit


 미디어: Folha de São Paulo 

 일자: 2025.5.2

 기자: Nathalia Durval

 링크 'Ainda Estou Aqui' estreia em festival na Coreia do Sul e evoca passado semelhante

 내용:

<비공식 번역문>
※ 본 번역은 이해를 돕기 위한 비공식 번역본으로, 원문(포르투갈어)과 내용상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아임 스틸 히어(I'm Still Here)>는 브라질의 군사 독재 시절을 다룬 월터 살레스(Walter Salles) 감독의 영화로, 2일(목) 한국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전 회차 매진 속에 첫 상영되었다. 이 영화제는 한국에서 가장 중요한 영화제 중 하나로 손꼽힌다. 오스카 국제영화상 수상작이라는 점과 긍정적인 평단의 평가가 관객을 끌어들이는 데 기여했지만, 그보다도 이 작품이 한국 관객에게 깊이 다가간 이유는 브라질의 정치적 과거가 한국의 역사와도 유사한 면모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전주국제영화제의 문석(Moon Seok) 프로그래머는 “브라질이 민주주의를 향해 걸어온 길은, 지구 반대편 한국이 지나온 길과도 겹칩니다”며 “공감되는 지점이 많습니다”라고 말했다. 브라질은 1964년부터 1985년까지 군사 독재 체제를 겪었고, 한국도 1961년부터 1987년까지 유사한 군부 정권 하에 있었다. 문석은 <I'm Still Here>를 “매우 흥미롭고 감동적인 작품”이라며, 영화제 기획진 모두가 이 이야기에 깊이 이입했다고 전했다. “어두운 시대를 직접 겪은 어르신들뿐만 아니라, 작년 12월 ‘계엄령’ 선포 이후의 상황을 겪은 젊은 세대 역시 이 영화와 연결점을 찾았습니다”라고 덧붙였다. 2024년 12월, 윤석열 대통령은 계엄령 선포를 시도하는 쿠데타적 움직임을 보였고, 이에 대한 국민의 강한 반발은 결국 탄핵으로 이어졌다. 이후 한국은 임시 정부 체제 속에서 혼란을 겪으며 새 대통령 선거를 치르게 되었다. 문석은 “두 독재 정권 사이에 분명한 차이는 있지만, 핵심은 권위주의 정권의 억압과 이에 저항한 국민의 이야기”라고 말했다. “당시 권력층은 군대와 경찰을 동원해 수많은 시민들을 구금했고, 그중 상당수는 이유를 알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생명을 잃었습니다”


주브라질한국문화원의 김철홍 문화원장은 등장인물들이 고통을 견디는 방식에 주목했다. “한국 역시 영화 속과 유사한 비극의 시기를 겪었고, 많은 개인과 가족들이 이를 꿋꿋하게 견뎌냈습니다” 그는 이 영화를 “잔잔하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작품”이라고 묘사하며 이렇게 덧붙였다. “정치적 사건만을 부각하는 대신, 평범한 가족의 일상을 조명하는 접근이 인상 깊었습니다. 리우의 해변, 친구들과의 식사, 가족 간의 소소한 순간들… 비록 한국과는 다른 배경이지만, 그 장면들이 왠지 낯설지 않았습니다” 


한국의 에세이스트이자 번역가인 안나 김(Anna Kim)은 “거대한 국가 폭력이 어느 날 거짓말처럼 가족의 사적인 삶으로 침투한 순간을, 영화는 개인 삶의 층위에서 고스란히 느끼게 합니다”라며 “피부에 스며드는 듯한 소리와 색채로 일상의 찬란함과 섬뜩한 균열의 공포, 그리고 그럼에도 살아지는 ‘오늘’을 감각적으로 그려냈다. 좋은 영화다”라고 평했다. 이어 그녀는 두 나라가 정치적으로 반대 세력을 억압하고, 친미 노선을 채택한 점에서 유사성이 있다고 지적하며, “한국에서도 이 시기 중 15년은 확실히 권위주의적 군사독재 기간으로 기록된다” 고 덧붙였다.


이번 전주국제영화제는 작년 말 한국에서 벌어진 쿠데타 시도에 대한 사회적 반응을 반영하여, “다시, 민주주의를 향하여”라는 특별 섹션을 신설하였다. 문석은 “1980년대 후반 이후 굳건해졌다고 믿었던 민주주의의 기반이, 예상보다 훨씬 취약했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고 전했다. 해당 섹션에서는 각국의 민주주의가 직면한 위기를 다룬 영화들이 상영되었으며, 브라질 다큐멘터리 <No Céu da Pátria Nesse Instante(비공식 번역: <조국의 하늘 아래, 지금 이 순간>)>도 포함되었다. 이 작품은 산드라 코구치(Sandra Kogut) 감독이 2022년 대선과 국회의사당 침입 사태를 기록한 작품이다.


브라질 영화 두 편도 이번 영화제에 포함되었다. 오딜론 로페스(Odilon Lopez) 감독의 1970년 작 <Um É Pouco, Dois É Bom(비공식 번역: 하나는 부족하고, 둘은 좋다)>, 그리고 1983년 작품으로 군사독재 시절 검열되었던 <Onda Nova(비공식 번역: 새로운 물결)>이 바로 그것이다. 이 두 편은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상영되었으며, 문석은 “복원 작업을 거친 이 작품들은 역사적으로 매우 의미 있는 영화”라고 강조했다. 문석은 또 “브라질 영화는 기존의 거장 감독들뿐만 아니라, 신진 감독들의 등장으로 인해 더욱 활력을 얻고 있습니다. 우리 영화제도 이러한 흐름을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반대로, 한국의 1979년 쿠데타를 다룬 대작 <서울의 봄>이 지난주 브라질에서 개봉하였다. 이 영화는 2023년 한국 최대 흥행작으로, 전체 인구의 약 20%에 달하는 1,180만 명이 관람했다.


문석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계엄령에 저항해 시위에 나섰던 많은 젊은이들이 이 영화를 보고 영향을 받았습니다. 군부가 권력을 찬탈하려는 모습과 비열한 작전들이 생생하게 묘사되며, 이 작품은 역사적 교훈이 되었습니다. 이런 이야기가 관객의 공감을 얻는 이유는, 우리가 누리고 있는 민주주의가 여전히 취약하다는 점을 상기시켜주기 때문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위의 본문 링크 참고)



 

영화 <I'm Still Here>, 월터 살레스 감독 작품의 한 장면 – 배급사 제공